천년의 고도 경주는 유적과 고즈넉한 한옥만으로 기억되기 쉽지만, 최근에는 감성적인 소품샵들이 속속 들어서며 새로운 매력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오래된 시간과 현대적인 감각이 공존하는 경주의 골목들 속에서, 아날로그 감성 소품부터 독립 작가의 오브제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소품샵은 여행의 분위기를 한층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경주에서 꼭 들러봐야 할 감성 가득한 소품샵 3곳을 소개합니다. 단순한 쇼핑을 넘어, 머무는 그 자체로 기억에 남는 공간을 경험해보세요.
황리단길의 로컬 감성 – ‘오월상점’
경주 감성 소품샵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오월상점’은 황리단길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외관부터 따뜻한 우드톤의 간판과 빈티지한 창문이 시선을 끄는 이곳은, 문을 여는 순간부터 고요한 감성이 가득한 공간으로 안내됩니다. 매장 내부는 크지 않지만 손으로 직접 만든 듯한 정성 어린 소품들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손뜨개 소품, 천으로 만든 키링, 일러스트 엽서, 자수 뱃지, 천연 재료로 만든 향초와 비누 등 어느 것 하나 기성 제품 같지 않은, 로컬 감성이 물씬 풍기는 제품들입니다. 무엇보다 ‘오월상점’은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위탁 판매하는 구조로 운영돼, 경주를 담은 독립 작가의 시선이 반영된 물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선물용으로도 좋고, 여행의 감정을 간직할 수 있는 기념품으로도 제격인 이 소품샵은, 감성을 사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빈티지와 모던의 중간지점 – ‘다정소물’
황리단길에서 조금 벗어난 한적한 골목에 자리한 ‘다정소물’은 조용히 둘러보기 좋은 감성 공간입니다. ‘다정한 물건들’이라는 이름처럼, 누구나 한 번쯤 소유하고 싶었던 아기자기한 감각의 오브제들이 매장 곳곳에 배치돼 있습니다. 소규모 가구 브랜드의 미니 선반부터, 독립 문구 브랜드의 노트, 펜, 리넨 커튼, 향기 오브제, 유리 화병 등 실용적이면서도 공간을 감성적으로 바꿔줄 소품이 주를 이룹니다. 디스플레이 자체가 하나의 인테리어처럼 구성돼 있어, 쇼핑을 하지 않아도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정소물’의 또 다른 매력은 그날그날 셀렉되는 테마존입니다. 계절에 맞는 향초, 작가의 한정 굿즈, 여행자 엽서 세트 등은 모두 한정 수량으로만 판매되기 때문에, 그날의 분위기를 직접 만나야만 가질 수 있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커피 한 잔과 함께 들르기 좋은, 경주의 조용한 감성을 담은 소품샵입니다.
책과 소품이 어우러진 공간 – ‘책방서도’
경주의 감성 소품샵을 이야기할 때, 책과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 ‘책방서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단순한 소품샵이 아니라, 독립서점과 감성 오브제 숍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혼자 여행 온 이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는 책과 함께 진열된 북마크, 독립 출판물 연계 엽서, 감성 문구류, 따뜻한 색감의 필기도구, 자연 소재의 오브제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책을 고르다 자연스럽게 소품에 손이 가는 공간 구성입니다. 무엇보다 ‘책방서도’는 조용한 음악과 여백 많은 공간 덕분에 머물고 싶은 기분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습니다. 독서 후 마음에 남는 문장을 적을 수 있는 메모지, 감정을 담아 전달할 수 있는 엽서 세트는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소품입니다. 여행지에서 읽은 책 한 권과, 그 시간의 감정을 담은 소품 하나가 어우러지는 경험. 경주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여유가 이곳에 있습니다.
경주는 단순한 과거의 도시가 아닌, 현재의 감성을 깊이 담고 있는 공간입니다. 황리단길의 오월상점, 골목의 다정소물, 그리고 책방서도까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 여행 중의 감정을 담아올 수 있는 장소들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기억에 남을 그 감성을 경주 소품샵에서 만나보세요.